(*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19> : 개냥이 돌보기 시작 - 전쟁의 서막
2주간의 산후도우미 기간이 끝나고 나니 앞길이 막막했다. 과연 우리 부부의 힘만으로 육아라는 큰 산을 잘 넘어갈 수 있을지 걱정 되었다. 초보 아빠와 초보 엄마는 이제 막 세상을 마주한 아기에게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아내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그나마 나는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육아로부터 잠시 해방될 수 있었는데, 새삼 육아 선배들이 왜 그렇게 집에 들어가기 싫다며 자진해서 야근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근무하는 병원은 야근이 없었기 때문에 오후 6시가 되면 사무실 불은 꺼지고 근무하던 동료들은 모두 함께 퇴근을 했다. 육아 전까지는 정시에 퇴근하는 직장이 참 좋았는데,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왠지 모르게 야속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내는 목이 빠져라 나의 퇴근을 기다렸다.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아내는 피곤에 찌든 얼굴로 나를 맞이했는데, 그 표정에는 반가움과 우울함이 묘하게 섞여 있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쏟아내는 아내를 보며, 야근을 하고 싶어 했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사실 아내의 이야기는 뭔가 특별한 내용이 아니었다. 그냥 아기와 하루 동안 지내면서 있었던 일, 어려웠던 일, 좋았던 일 등 사고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나오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었다. 나에게 이야기를 쏟아내고 난 후 아내의 얼굴은 한층 편안해보였고, 안정을 되찾은 듯 보였기 때문에 나 역시 그 순간이 좋았다. 그리고 아내에겐 이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퇴근을 하면 어떻게 먹었는지 알 수 없는 저녁 식사를 하고, 설거지 및 집안 정리를 한 뒤 다른 일을 할 겨를도 없이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아내와 나는 그마저도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아기는 우리처럼 밤새 자지 않으니까 말이다. 1~2시간 간격으로 일어나서 배가 고프다며 울어댔고, 그러면 아내와 나는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보았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모유를 먹였기 때문에 아기가 일어나 울면 남편인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아내가 일어나 모유를 먹이고 나면 비몽사몽 일어나서 아내 옆을 지켰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모유를 미리 저장(?) 해놓고 그것을 젖병에 담아 먹이게 되었고, 그 덕분에 나도 새벽동안 몇 번이고 울며 일어나는 아기를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육아는 정말 끝이 없다. 회사처럼 출근과 퇴근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육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의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고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는 미션만 있을 뿐이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육아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았다. 과연 내가 이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짜 잘 해내고 싶다는 다짐을 동시에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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