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16> : 냥이야~ 아프지 마 - 무통 주사
우리 부부가 출산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서 합의한 내용 중 또 다른 하나는 무통 주사는 무조건 맞는다는 것이었다. 무통 주사란 분만 시 아내가 느끼는 진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진통 주사로 볼 수 있다. 부부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무통 주사에 관한 생각 역시 조금씩 다르다. 어떤 부부는 무통 주사 없이 오롯이 본인이 고통을 견디며 출산하기를 선택하고, 또 다른 부부는 무조건 무통 주사를 맞고 고통을 최소화하겠다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중간에 해당하는 어떤 지점을 선택하는 부부도 존재한다. 당연히 여기에 정답은 없고, 옳고 그름도 없다. 이것은 부부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의해 그들이 결정할 부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부부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언젠가 출산한 여자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듣던 중, 무통 주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서로 다투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무통 주사를 맞지 않은 사람은 다른 선택을 한 사람에게 모성애가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반대로 무통 주사를 맞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때로는 부부 사이에 무통 주사 논란이 생기기도 하는데, 모든 상황이 그렇듯 내 말이 맞고 상대방의 입장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부부싸움이 시작된다. 아마 조금이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다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무통 주사 없이 출산을 한 것만을 모성애의 훈장이라고 할 수 없고, 무통 주사를 맞는 것만이 현명함의 증거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런 식으로 어머니로서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려고 할수록, 오히려 작고 초라한 자신의 민낯이 드러날 뿐이다. 그저 무사히 출산을 마쳤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출산이라는 힘든 과정을 견뎌낸 그 자체만으로 여러분은 존경받아야 할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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