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6] : 육아와 결혼생활/1.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

[Part1. 개와 고양이의 2세 준비(5)]

by 공감디자이너 하투빠 2024. 4. 9.

(*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6> : 고양이를 따라하는 개

지금 할 이야기는 어쩌면 무시무시(?)한 내용일지 모른다. 우리 부부는 결혼 후 3년 가까이 야식을 거의 먹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아기를 낳기 전까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분명 결혼 초기의 나는 2세 계획에 동의한 적이 없는데, 왜 2세를 위한 몸 관리를 하게 된 것일까. 그 이유가 다소 어이없긴 한데, 내가 2세 계획을 거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어떤 결정을 하게 되더라도 그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몸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원인은 바로 나의 우유부단함(?)이었다.

과학적 데이터나 관련된 논문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야식을 먹지 않는 것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임신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 중 하나이기에 우리 부부는 저녁을 먹은 이후로는 야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 물론 가끔 치킨 등 야식을 먹기도 했지만, 거의 4개월에 한 번 먹을까 말까할 정도로 적은 횟수였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기약 없는 2세 계획을 위해 야식을 먹지 않고 몸 관리에 힘썼다.

그런데 사실 억울한 부분은 있다. 나는 스무 살부터 혼자 자취하며 살았던 탓에 야식이 거의 습관화되어 있었는데, 아내는 원래 야식을 먹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야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엄청난 노력이라기보다 그냥 일상적인 생활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그것은 엄청난 노력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빨리 결정했어야 했다. 어쩌면 야식을 먹지 않기로 결심한 그 순간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2세 계획은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부부가 몸 관리를 위해 했던 또 하나의 생활 패턴 중 하나는 바로 꾸준한 저녁 산책이었다. 아기가 생기기 전 3년 동안은 거의 매일 밖으로 나가 1시간 이상 산책을 했다. 기본적으로 둘 다 걷는 것을 좋아했고, 또 산책은 굳이 카페 등 다른 곳에 가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산책을 참 좋아했다. 그 덕분에 총각 때는 잔병치레가 제법 많았던 나는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졌고, 일을 할 때도 에너지가 충분했던 것 같다. 이런 좋은 점들이 피부로 느껴지니 전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규칙적으로 아내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하루에 1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대화를 나누다보니 웬만해서는 다툴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혹시나 다투더라도 금방 해결되었다.

당연하게도 부부관계를 자주 하는 것 역시 몸 관리를 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부부관계 횟수와 임신의 관련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떤 이는 횟수는 적더라도 한 번 할 때 확실하게 하는 것이 임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무조건 횟수가 많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두 가지 다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엔 힘든 경우가 많다. 100% 정답이라는 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각자의 성향이나 생체리듬에 따라 판단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와 상관없이 대부분 의견이 일치되는 지점이 있는데, 그것은 임신을 위한 숙제를 완료하듯이 부부관계를 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로의 마음과 애정에 따라 자연스러운 부부관계를 하기 원하는 것은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누군가 나에게 “그럼 당신은 2세 계획을 위해 부부관계를 어떻게 했냐?”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자주요!”라고 대답하겠지만, 사실 그건 2세 계획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내가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시험을 칠 때 100점을 받으려면 죽어라 공부해야 하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는 무조건 100점을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내가 공부한 범위 내에서 시험 문제가 나와야 하는 등 시험은 실력과 함께 운도 따라줘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부부가 2세 계획 후 일찍 임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3년 간 건강하게 유지해온 몸 상태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 운도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행운에만 의지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에 우리는 항상 실력을 쌓는다. 그리고 2세를 계획함에 있어 최고의 실력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 책의 내용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하며,

이 책 내용의 전체 또는 일부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