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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육아와 결혼생활/1.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

[Part1. 개와 고양이의 2세 준비(2)]

by 공감디자이너 하투빠 2024. 4. 9.

(*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2> : 강아지(개)의 프로필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20대의 나는 비혼 주의자였다. 죽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여자들을 만나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고, 어딘가에 구속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훈훈한 외모 덕분에 또래 사이에서 제법 인기가 있었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못생기게 변한 외모와 그로 인한 삐뚤어진 성격 탓에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고등학생 때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남자’여서 많은 여자들에게 고백하고 차이길 반복했다. 지금 생각해도 외모나 성격 무엇 하나 매력적인 부분이 없었고, 그러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다. 어쩌면 꽤 괜찮은 외모 덕분에 여자 친구들이 많았던 초등학교 시절을 경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고등학생 시절’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20살 이후 조금씩 외모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성격적인 부분도 점차 괜찮아졌다. 그렇게 ‘나무서랍’이 꽤 괜찮은 남자로서 새롭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힘들었던 시절(?)을 지나고, 대학교 이후 회복된 외모 덕분에 주변에 여자들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 그 순간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연애를 해보겠다고 말이다. 다행히도(?) 그 결심은 오래 가지 못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교회에 다니게 되면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이후 8년의 연애 끝에 무사히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비혼 주의자였던 나는 왜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을까? 아마도 아내가 나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준 은인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자유연애를 추구하며 비혼 주의를 외치던 과거의 나는, 스스로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제 때 밥을 먹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술과 쾌락을 좇던 나를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면 아마 제대로 된 사람 구실을 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아내는 사람 구실 못하던 한 남자를 깊은 구덩이에서 끄집어 올려주었고, 그래서 나는 생명의 은인과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3> : 고양이의 프로필

 

아내에게 허락을 받지 않은 관계로, 내가 말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아주 간단하게 아내를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아내는 신실한 크리스천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아주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누가 봐도 똑 부러지는 성격 덕분에 맡은 일을 잘 해내고, 피아노 전공자라고 해도 믿을 만큼 반주 실력이 출중하다. 모든 일을 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신기하게도 대부분 그 계획에 따라 결과가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하고 성실한 성품이며,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성향 덕분에 작은 노력으로도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역시 아내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얼핏 아내를 자랑하는 것 같지만(물론 어느 정도 자랑하고 싶은 것도 사실), 아내의 이러한 특징들은 나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나는 계획에 따라 일을 하기보단 생각의 흐름에 따라 일을 하는 편이다. 그리고 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내 마음이 가는대로 움직인다. 흔히들 고양이와 개는 상극이라 많이 싸운다고 하는데, 성향적인 부분만 본다면 우리 부부는 참 많이 싸워야 할 운명이었다. 하지만 가끔 개와 고양이가 사이좋게 지내는 경우도 있다. 즐겨보는 동물 관련 TV 프로그램 내용 중 ‘개가 아기 고양이에게 젖을 먹이면서 키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참 신기한 장면이었는데, 동물 관련 전문가는 ‘종’이 달라도 교감이 이루어지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어쩌면 남자와 여자는 ‘종’이 달라서 자주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 교감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어떤 ‘종’보다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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