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4> : 강아지의 생각, 고양이의 생각
아내의 구제(?) 덕분에 결혼까지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2세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사실 결혼과 2세 계획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당시의 나는 절대 아기를 낳고 싶지 않았고, 그 부분에 대해 아내에게 가끔 말하곤 했다. 하지만 아내 역시 [결혼한 부부는 반드시 아기를 낳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과 [본인의 자녀를 낳아 길러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 정도쯤 되면 2세 문제로 꽤나 다투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 현명한 아내는 나에게 2세를 강요하지 않았고, 2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나에게 전달한 뒤 내 생각이 바뀌길 기다려 주었다. 본인이 낳은 아이만큼은 좋아하게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의 변화를 기다려 주었다(당시 아내가 박사 공부 중이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편한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나는 2세를 갖겠다는 마음의 결심을 했다. 물론 아기가 좋아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여전히 나에게 아기는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존재 중 하나였고, 가능하면 부딪히고 싶지 않은 존재였다. 다만 내가 2세를 갖기로 마음먹은 것은 아내의 확고한 마음, 특히 나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다. 아내의 모습을 보며 ‘저리도 확신하고 있다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닐까. 유아교육학 박사이니 뭔가 해결책이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내가 아닌 아내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과연 실제로 아기를 마주한다면 어떤 마음을 갖게 될지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지만, 나의 은인(아내)을 믿고 결혼 3년 만에 2세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의 마음을 변화시킨 아내의 말을!
“아기가 싫으면 육아에 동참하지 않아도 돼. 그 동안은 내가 알아서 할게. 하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어. 여보는 본인의 자녀가 태어나면 누구보다 그 아이를 아껴주고 사랑할 거라고. 여보는 그런 사람이니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언제가 되었든 결국 그렇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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