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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육아와 결혼생활/1.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

[Part1. 개와 고양이의 2세 준비(4)]

by 공감디자이너 하투빠 2024. 4. 9.

(*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5> : 개와 고양이의 대화법(1)

 

아기 만들기 4개월 째, 드디어 작은 생명이 잉태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2세 계획 후 몇 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는 경우도 있어 걱정했지만, 우리 부부는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에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2세 계획 당시 아내가 생리를 시작할 때면 “이번에도 잘 안되었네.”라는 말을 하며 속상해하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솔직히 나는 그 정도로 실망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속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고, 아내의 부정적인 감정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자주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아내가 나에게 고마워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잠시 임신 전으로 시간을 돌려, 우리 부부가 아기를 잉태하기까지 걸린 전체 기간은 3년이다. 실제로 노력해서 아이가 생긴 기간은 4개월이지만, 2세에 대한 우리 부부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 부부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 부부의 성격유형은 완전 반대이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마주 볼 수 없을 만큼 양극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생각의 흐름이나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도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성향이 정반대이다 보니 싸울 수 있는 원인들이 참으로 많지만, 알다시피 우리 부부는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이 싸운 적이 없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 이유를 ‘대화’라고 생각한다. 더 정확하게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대화를 자주 하지 않거나 대화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부부가 많다. 특히 속마음을 표현하거나 껄끄러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히기 십상이다. 사실 대화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분위기나 환경을 만드는 것도 꽤 어렵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강의나 도서들이 등장하는 것 역시 그러한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필요하다면 이러한 내용의 강의를 듣거나 대화와 관련된 서적들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고 들은 내용을 올바르게 실천하는 행동력이다.

 

우리 부부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것을 통해 갈등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공통분모는 아내와 나의 삶을 움직이는 가치관과 관련된 아주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이다. 우리 부부의 공통분모는 종교였다. 나와 아내는 학창시절 교회에서 오빠 동생 사이로 알고 지냈지만, 실제로 연애를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이었다. 그 때부터 내 나이를 기준으로 30대 초반까지 연애를 했으니 참 오랫동안 만났다.

 

연애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도 없으니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부정적인 감정이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을 때 우리 부부는 종교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대화를 나누고 문제를 해결했다. 예를 들어 우리 부부는 교회에서 말하는 Q.T.(경건의 시간)라는 것을 연애 기간 내내 함께 했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그에 대한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시간의 우리는 경건한 마음 상태 혹은 그와 유사한 상태가 되었다. 평소에는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주제를 이 때 자연스럽게 꺼내놓으면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조금 더 차분한 상태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우리 부부가 찾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여기에서 포인트는 부부가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통분모’를 활용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공통분모가 각자의 인생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일수록 부부간의 대화가 평화롭게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진다. 내가 아는 분 중에는 ‘다도’가 부부의 공통관심사여서 그 시간에 차분하게 대화를 하다 보니 부부 간의 다툼이 사라졌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분은 피규어&애니메이션이 공통 분모여서 이를 주제로 대화를 하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당장 눈앞에 있는 배우자의 감정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부부가 함께 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나 상황을 언급하여 설명하면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갈등이 생긴 상황들을 애니메이션에서 발생한 유사 상황을 통해 설명하며 대화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부부 간의 공통분모를 찾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서로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에 절반 이상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는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지 못한 부부들도 많기 때문이다. 혹시 아직 못 찾았다 하더라도 전혀 좌절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찾았다면 그것을 통해 부부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연애 초반에 공통분모를 찾았고, 꽤나 길었던 연애기간을 지나 결혼생활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대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대화의 습관 덕분에 지금도 우리 부부는 여전히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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