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1> : 개와 고양이
INFP ↔ ESTJ
위의 알파벳은 우리 부부의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인데, 한마디로 완전 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나는 내향적인 강아지이고, 아내는 외향적인 고양이이다. 서로 대화를 하면 거의 90% 이상을 아내가 말하고, 나는 10%의 비언어적 표현을 한다. 아내는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계획형 인간인데 반해, 나는 즉흥적이고 임기응변적인 성향의 인간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달라서 소름이 돋을 정도인데, 신기하게도 우리 부부는 연애와 결혼의 과정을 통틀어 다툰 적이 거의 없다.
정반대인 우리 부부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열쇠는 바로 ‘대화’이다. 부부 간에 서로 대화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우리만의 대화 방식이 존재한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두 사람 모두 올바른 대화를 위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낼 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역시 괜한 싸움을 만들지 않는 요소 중 하나이다. 말하다보니 자기 자랑하는 것 같아 민망하긴 하지만, 사실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성향 때문에 회피를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삼았고, 아내는 말하기를 즐기는 성향으로 인해 가끔씩 예기치 못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우리 부부가 마주쳤던 문제들을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연애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종교의 힘이었다. 우리 부부는 종교가 같았고 그 종교에서 말하는 유일신과 교리가 삶의 중심이었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 부부는 마음의 심지가 굳건한 사람들이었다. 원만한 부부 생활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내가 믿는 신을 함께 믿으면 좋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바람과는 별개로 그 사람이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체로 심지가 굳건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건 부부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3년이 지나서야 아기를 갖게 되었다. 이는 3년 동안 온전히 부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뜻이다. 애초에 우리 부부는 결혼 후 3년 동안은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었는데, 그 이유는 아내의 박사 졸업을 위해서 논문을 완성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우리 부부는 그 시간동안 2세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아기를 싫어했기 때문에 결혼 후 2세를 계획하는 것에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자신이 없었다. 아이를 싫어하는 내가 부모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그리고 나의 아이가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도록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나는 스스로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과연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할 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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