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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공유할 일상생활/1. 게으른 청년 이야기

<Episode.19> 게으름뱅이도 취미 정도는 있다.

by 공감디자이너 하투빠 2024. 5. 22.

나에게도 게으르지 않은 순간들이 가끔이지만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할 때는 나름대로 부지런히 움직인다. 나는 스포츠 게임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축구 게임을 좋아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게으름의 연장선일 수 있는데,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만 막상 동호회에 들어가 운동을 할 만큼의 열정은 없다보니 그 대안으로 축구 게임을 하고 있다. 막상 축구 게임을 해보니 제법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게임을 즐기고 있다. 물론 중간 중간 게임을 하지 않은 시기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꽤 오랫동안 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운동이다. 한 때 농구선수를 꿈꿨을 만큼 농구를 좋아한다. 그리고 공으로 하는 웬만한 운동은 다 좋아하는데, 아마도 잘 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운동을 할 때만큼은 평소의 게으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가끔 열정이 지나쳐 사고가 생기기도 하지만, 다행히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는 실제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들이 그리 많지 않다. 아주 가끔 동생들과 농구를 할 때가 있는데, 그 때는 다소 온순한 상태이기 때문에 적절히 냉정한 정신상태를 유지하면서 운동하는 순간인 듯하다. 그마저도 동생들이 직장인이 되면서 기회가 거의 없어 많이 아쉽다.

 

운동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갈 만큼 좋아하는 취미를 말하라면 여행을 들 수 있다. 스무 살이 되고 입대하기 전까지의 시기에 가장 많은 여행을 다녔고, 전역 이후에도 결혼 전까지는 자주 여행을 떠났다. 나에게 여행은 단순히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끔 배낭 하나만 메고 훌쩍 떠나기도 했다. 그냥 마음이 움직일 때 그에 맞춰 몸을 맡기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다. 수많은 여행은 나에게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었고, 그것들은 삶을 조각하는 훌륭한 퍼즐이 되었다. 일을 할 때도 그때의 경험들이 도움이 되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도 여행의 경험들은 유효했다. 지금은 그 때처럼 여행을 떠날 수 없어 아쉽지만, 대신 가족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책 읽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스마트 폰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어느 샌가 읽는 책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래서 지금은 스마트 폰을 통해 관심 있는 영상을 보는 것이 취미가 되어 버렸다. 주로 역사와 관련된 내용이나 애니메이션 및 피규어 관련 영상을 찾아본다. 예전에는 책을 통해 역사와 관련된 내용을 알게 되었다면, 지금은 영상을 통해 역사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되는 셈이다. 대신 책에 비해 접근성이 좋은 만큼 검증되지 않은 내용도 많기 때문에 그것을 구분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피규어나 애니메이션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지금의 환경이 좋긴 하다. 실제로 피규어를 모을 때는 꽤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했는데, 지금은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구하기 어려웠던 애니메이션 관련 콘텐츠들을 지금은 훨씬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세상 귀찮은 게으름뱅이지만, 나에게도 취미 정도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