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나는 스스로를 성공한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공에 거창한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돈에 의미를 두는 사람에게 내 모습은 실패한 인생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회적 지위를 성공이라고 여긴다면 나에게 성공이라는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돈도 많지 않고, 사회적 지위도 높지 않으며, 권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아마도 세상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따져보면 나에게 ‘성공’이라는 단어는 쉽게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그런 평가는 나에게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어떻게 느끼고 있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겐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소중한 두 아이가 있고, 먹고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의 여유가 있다.
“그게 무슨 성공이야? 나도 가족이 있고, 돈도 버는데? 사람들 대부분 그 정도는 있는데?”
아마도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 내가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부분들이 평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가족과 직장 혹은 다른 무언가를 가진 당신에게 성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적어도 나는 가족들과 부족함 없이 지내는 지금의 삶이 너무나 행복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건 나만의 기준이니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없고, 나 역시 당신의 성공 기준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그냥 나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을 말할 뿐이다.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당신과 싸우려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각자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 어딘가엔 나보다 더 평범한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진심으로 부럽다.
나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실패라는 말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좌절이라는 말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 좌절을 경험하기 전의 나는 꽤나 높은 수준의 성공을 목표로 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나의 꿈은 농구선수였다. 중학교 시절의 인생은 ‘농구’라는 두 글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정도 있었고, 재능도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정도였으니 가능성 있는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의 농구선수로서의 삶은 고등학교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장남은 공부로 성공해야 한다며 반대하셨던 부모님, 비슷한 시기에 찾아온 심각한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꿈을 펼칠 수 없었다. 수술과 재활을 한다면 불가능한 꿈은 아니었지만, 아들의 평범한 삶을 원했던 부모님은 수술에 동의하지 않으셨다. 선수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이었지만, 평범한 삶을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인생의 첫 번째 좌절을 경험했다. (당시엔 좀 힘들었지만, 지금은 전혀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이성적으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 그 때의 나는 혈기왕성하고 내가 중심인 세상에서 살았기 때문에 현명하게 세상과 소통하지 못했던 것 같다. 좌절의 원인은 그 무엇도 아닌 바로 나에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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