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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육아와 결혼생활/1.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

[Part2. 고양이, 임신하다!(5)]

by 공감디자이너 하투빠 2024. 4. 11.

(* 이 글은 전자e북으로 출판된 "아빠개와 엄마고양이의 육아생활"의 내용 중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 예스24, 유페이지를 통해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12> : 개냥이를 위한 태교? 고양이를 위한 태교!

 

태교를 하는 것은 아이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사실 나는 태교 자체가 아이에게 그리 큰 영향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해할 여지가 있어서 덧붙이자면 태교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태교를 위해 열심과 노력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하다. 다만 태교를 하는 과정에서 남편이나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오히려 태교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굳이 태교를 해야 한다면 ‘아내가 스트레스 없이 편안한 상태로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나는 태교를 위해 어떤 아이템을 찾거나 그것을 하기 위해 노력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나마 꾸준히 한 것이라곤 뱃속의 아기에게 성경책을 읽어준 정도랄까. 사실 그 조차도 아기보다는 아내에게 읽어주기 위한 노력이었다. 마음으로는 성경책을 매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한 일이었다.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작은 행동이었지만, 아내는 그 덕분에 임신한 기간 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배는 점점 부풀었고, 이에 외출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누군가와 대화할 시간이 부족해졌다. 다행히 처가 식구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은 욕구’는 충족되지 않았다. 그래서 퇴근 후 나의 일과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저녁식사를 준비할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앉아서 쉴 때도 아내는 끊임없이 나에게 이야기를 쏟아냈다. 나의 성향 상, 말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을 더 선호하기에 이 상황이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대화 상대인 아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더욱 기쁜 마음으로 경청하게 되었다. 아마도 아내의 행복한 감정이 아기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태교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성경읽기, 대화하기에 이어 내가 꾸준히 했던 마지막 태교는 아내에게 튼 살 크림을 바르며 마사지를 해 주는 것이었다. 나는 당사자가 아니라서 알 수 없지만, 아내는 배가 불러옴에 따라 배, 허벅지 등 신체 곳곳에 생긴 튼 살을 보면 우울하다고 했다. 때로는 눈물이 흐를 만큼 힘들다고 했는데, 그런 감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튼 살 크림을 꾸준히 발라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튼 살 크림을 매일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살은 갈라졌고, 그것을 완전히 피하기는 힘든 일이었다. 다만 당시의 아내는 애정이 담긴 나의 행동으로 인해 많은 위로를 얻었다고 했다.

 

임신 초기부터 꾸준히 아내의 배와 다리, 그리고 팔 등에 튼 살 크림을 바르며 마사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내와 이야기할 시간이 생겼다. 때로는 아내가 본인의 튼 살을 보며 우울한 감정을 쏟아낼 때도 있었지만, 어떤 날은 아내의 감정이 해소되고 조금씩 평온함을 되찾는 순간도 있었다. 그래서 그 시간 역시 우리 부부에게는 중요한 시간이었고, 특히 아내가 감정을 쏟아내고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당연하게도 태교를 할지 말지는 온전히 그 부부만의 결정이다. 어떤 형태로든 부부의 태교는 훌륭한 일이고,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권한은 없다. 다만 이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함이고,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태교는 아내가 스트레스 없이 편안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는 나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그에 대한 아내의 반응을 함께 나누어보았다. 각자의 기준에 따라 태교를 하고, 이를 통해 행복한 순간을 마음껏 만끽하길 기대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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